봄볕이 좋아 기분도 좀 나아졌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와 구름도 많아 우울함이 진해진다. 나는 잠시 세탁한 이불을 건조하러 코인세탁소에 다녀왔는데 강풍주의보가 내려 바닥의 흙먼지와 작은 쓰레기들이 섞여 용솟음치듯이 사방에서 날아다녔다. 뭔가 외출하기 유쾌한 오후는 아니었다. 특히 조금이라도 기분전환하고 싶어 들린 카페에서는 생지를 구워주는 것이 아닌 대량생산된 크로플을 데워주는 것이었다. 오늘은 따끈한 크로플을 먹으면 좋겠구나 싶었는데 조금의 차이로 더 슬퍼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래도 밖에 다녀온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낫다고, 매일 좋은 날씨가 주어진다면, 내 맘에 흡족한 것들만 주어진다면,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겠지. 이렇게 마음의 방향을 고치며 그나마 커피는 괜찮다고 함께 테이크아웃해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들이킨다. 상황과 조건에 의해 마음이 요동치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오후다.
여담: 생지를 버터에 구워 갓 만든 듯이 따끈한 크로플을 조만간 먹기로 다짐한다. 오늘이 먹기에 딱 좋은 날씨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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